근대희곡Ⅱ

[근대희곡]그렌드 쇼, 지구는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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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공군장교 ‘빼빼는 ‘자유세계탐방’을 떠나기 위하여 비행장을 방문하고 정비병들을 모아놓고 일장훈시를 한 이후에 세계 각국을 돌보는 여정을 시작한다. 빼빼는 바다에서 일본 배를 보고 짜증을 낸 연후에 중국에 도착하고, 중국에서 ‘뚱뚱보’를 만나 결혼한 후 신혼여행 형식으로 세계 일주를 떠난다. 이후 두 사람은 인도(간디의 무덤), 이태리, 스페인(수도 마드리드), 유엔(안보이사회 재판정), 하와이, 할리우드를 지나면서 서로 다른 공간에서의 삶을 체험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여정을 통해 세계 각국의 풍물과 동정 그리고 상황과 관습 등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해설

세계 각국의 풍물과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점에서 레뷰 형식을 통해 이러한 구경의 서사를 구사한 경우가 유행한 시절이 있었다. 이 레뷰는 그러한 풍조를 반영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러한 구성의 원류는 배구자악극단 혹은 배구자무용연구소에서 찾을 수 있다. 배구자는 1929년 배구자무용연구소를 개소했고, 같은 해 9월과 10월에 각각 제 1회, 제 2회 공연을 시행했고, 그 이후에는 1930년 1월까지 지방 공연을 시행했다. 배구자무용연구소의 레퍼토리에 중대한 변화가 감지되는 계기는 1930년 3월 일본 순회공연이었다. 배구자무용연구소는 1930년 3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순회공연을 단행했고 11월 조선극장 공연에서 복귀 공연을 펼쳤다. 조선극장 공연이 주목되는 이유는 레뷰 도입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배구자무용연구소는 조선극장 공연부터 이 새로운 공연 형식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대표적 홍보작이 <세계일주>였다. 본래 ‘레뷰’는 1920년 후반 경, 약 1929년 전후 무렵에 조선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세계일주>를 홍보한 시점이 1930년 10월 경(10월 31일)이니, 시기적으로 <세계일주>는 레뷰의 도입 시기와 부합된다. 다만 <세계일주>에 처음부터 ‘레뷰’라는 용어가 적용되지는 않았다. 최초 장르명은 무용으로 표기되었고, 대신 ‘더욱 레뷔 식(式)으로 템보를 가장 빨으게 교환’한다는 설명이 부기되어 있었다. <그렌드 Show 지구는 돈다>가 이 <세계일주>의 직접적인 후대본인지는 판별할 수 없으나, 이러한 형식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여겨지며, 레뷰라는 형식의 존속을 보여주는 미래적 형태로 판단된다. (김남석, 『조선 대중극의 용광로 동양극장(1)』, 서강대 출판부, 2018, 103~109면 참조) [해제자 : 김남석(연극평론가,부경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