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음력 섣달 열아흐렛날.
북제주군 조천면 북촌리에선 무차별 학살극이 자행된다.
전날 밥을 얻으러 민가에 내려오던 무장대에게 토벌대원 3명이 사살된 것을 기화로 음력 12월 19일 오후 2시 군인들은 북촌리민들을 국민학교 운동장에 모두 집결시킨다. 수백여명의 북촌리 주민들은 토벌대의 학살극에 같은 날 희생된다. 목놓아 울지도 못하던 세월을 딛고 사태가 평정된 북촌리민들은 한 집에서 원혼굿을 하는 날 우연히 4.3에 희생된 가족들을 생각하며 하나둘 울기 시작하면서 집단적으로 곡소리를 하였다. 그러나 그것을 불순한 행동으로 간주하여 숱한 사람들이 고초를 겪었다. 이른바 '아이고 사건'이다.
지금도 북촌리에선 섣달 열여드렛날만 되면 집집마다 제사를 올린다. 어느 한 집도 거르지않는 명절같은 제삿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