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김예림 <마녀정원>
익숙한 그녀의 정원에서 나는 가끔 길을 잃는다...
속술이 검은 노란 튤립들을 따라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 별은 빛나고, '꽃과 나무들은 또 한 번 그 순서를 뒤바꾼다.
나의 분노와 절망을 마셔버릴, 그리고 저주의 주문을 토해낼 그녀는 나의 누이, 그리고 나의 사랑, 나의 희망... “당신의 노래를 따라하고 싶어! 당신의 나른한 속눈썹과 당신의 걸음걸이도...”
푸르도록 검은 눈동자와 백합 같은 손가락으로 중세를 넘어 내 곁에 와있는 그녀 그녀와 나의 팔은 뱀처럼 엉켜서 밤하늘에 쓰러져 눕는다.
말라붙은 안개꽃과 박쥐의 심장을 불태워 키르케의 묘약을 완성시킨 밤 내안의 마녀... 그 욕망의 풍경이 슬프다.
제2부
성미연 <패러디 III - 최후의 만찬>
그들에 대해 친절하게 묘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들에 대해 빈정거리지 않고 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일인지도 모르지요. 불쌍한 유다. 베드로 같으니!
눈동자는 쉴 새 없이 바쁘고 코는 킁킁거리고 두 배나 멍청하면서도 똑똑한 척, 시대가 바뀌면 빠르게 먼저 찬양하지요.
거짓된 말의 무지개 위로 기어올라 거짓된 천국사이로 흐느적거리며 줄타기하는 오직 어릿광대일 뿐! 마징가Z보다 세일러문 보다.
더 신속하고 위풍당당한 변신술, 천부적인 배우들의 거울 앞의 나체쇼, 숨 막히게 웃다 울다 탄식하는 한편의 희극 보러 오시죠.
최후의 만찬 그 이후가 궁금하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