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1974년 발표된 이강백의 작품으로, 소극장 공연을 염두해 두고 만들어진 단막극이며, 새로운 연극 기법을 활용한 참신하고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우선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남자, 여자, 그리고 하인. 남자는 가진것하나 없는 빈털터리 사기꾼입니다. 이 남자는 어느날 결혼을 하기 위해 부자처럼 보이는 여러가지 물건들을 빌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 물건들에는 시간이 되면 주인에게 되돌려 줘야 하는 시간의 경과를 알리고, 빌린 시간이 끝난 물건들을 회수하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한 여자가 남자를 찾아옵니다. 결혼은 이처럼 빈털터리 사기꾼 남자의 결혼 성공담을 담고 있는 희극 작품이지만, 단순하게 웃고만 넘어갈 수 없는 소유와 시간이 맺는 관계에 대한 인생의 깊은 이치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무언가를 빌렸다가 되돌려 준다는 대 가장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 작품으로, 또한 참된 사랑이 무엇인가를 숙고하게 만드는 어찌보면 미처 덜 다듬어진 그러면서도 인간의 삶의 모습을 아름답게 형상화한 희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