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희곡Ⅰ

조고만한 기업가(企業家)

작가명
채만식 / 대한민국
창작년도
1931년
작품구성
단막, 대화소설(對話小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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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어느 겨울, ‘점잔한 사람’은 지주인 친구에게 땅을 빌리고 그것을 담보로 돈을 빌려 소작인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농사를 짓게 한다. 삼대 째 내려오던 소작지를 빼앗긴 옛 소작인은 ‘점잔한 사람’과 지주를 찾아가 호소를 하지만 무시당할 뿐이다. ‘점잖은 사람’은 섣달그믐에 돈을 미리 주는 조건으로 싼 값에 노동력을 얻고 이들을 이용해 손에 흙 한 번 묻히지 않고, 막대한 이득을 벌어들인다.

작품해설

채만식의 희곡세계는 형식변화를 중심으로 크게 세 시기로 나뉜다. 최초의 작품 <가죽버선> 이후 1931년경까지는 단막극을 집중적으로 발표한 전기, <시님과 새장사>에서 1934년 무렵에 활동을 중단하기까지는 촌극 중심의 중기, 1936년 <심봉사>로 창작활동을 재개한 후엔 장막극이 주를 이루어 후기로 분류된다. 이 작품은 중기에 해당하는데, 채만식은 겨울부터 이듬해 가을 추수가 끝나는 기간까지의 사건을 열 개의 장면으로 나누어 당시 농촌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지주와 더불어 농민을 착취하는 중간상인으로 설정된 ‘점잔한 사람’은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농민의 사정을 전연 도외시한다. 작가는 이런 악덕업주를 반어적으로 풍자하기 위해 ‘점잔한(점잖은)’이란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지주와 점잖은 사람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순사를 통해 당시 농촌의 구조적 모순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는 친일 지배층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가난한 옛 소작인과 농민의 모습은 어느 곳 하나 호소할 데 없는 일제 강점기 우리 농민의 현실을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