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희곡Ⅱ

[근대희곡]임그려

작가명
김춘광 / 대한민국
창작년도
1948년
작품구성
4막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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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노대감은 매우 완고하고 보수적인 구시대적 인물이다. 그의 며느리 문랑부인은 원봉, 금봉 두 형제를 남편 없이 장성시켰다. 장남 금봉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어 맏며느리 옥희는 눈물로 그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 며느리 산홍은 기생인 까닭에 받아들여지지 못하여 금봉과 산홍 사이에서 낳은 아이 일남만 노대감 댁에서 자라고 있다. 산홍은 일남이 보고 싶어 노대감 댁을 찾고, 어머니가 그리운 일남과 문랑, 옥희 등도 모두 이를 안타까워하지만, 노대감은 산홍을 내친다. 한편 금봉을 잡기 위해 형사가 집에 들이닥치고 금봉은 몸을 피한다. 금봉이 떠난 날 원봉이 돌아온다. 산홍이 기거하는 집에 형사가 찾아오고, 이어 일남과 문랑부인이 와서 본가에도 헌병이 다녀갔으며 금봉을 찾는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때 금봉이 잠시 들러 오늘밤 상해로 간다는 것을 알리고 가족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금봉이 떠난 직후 헌병이 들이닥치지만 어린 일남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다. 노대감이 산홍의 집에 찾아와 문랑부인과 산홍을 나무라고 일남을 데리고 간다. 노대감 댁에는 수시로 형사가 드나들며 감시한다. 원봉의 친구 문철이 비밀리 와서 금봉이 헌병에게 잡혔다는 소식과 함께 편지를 전한다. 원봉이 가족들 앞에서 금봉의 편지를 읽고 이를 들으며 모두 슬퍼한다. 노대감 아들의 제삿날, 산홍이 일남을 보러 온다. 문랑부인과 원봉 등이 그녀를 따뜻이 맞는데 노대감이 나온다. 원봉이 노대감의 완고함을 지적하고 일남도 울며 엄마와 살게 해 달라며 노대감에게 사정한다. 노대감은 천륜을 막을 수 없음을 인정하며 산홍을 허락한다. 금봉도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노대감은 집안의 모든 권리를 두 손주에게 주고, 원봉과 금봉은 건국의 사명을 다짐한다. [기술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작품해설

이 작품은 1930년대 대표적 신파극이자 흥행작인 이서구의 <어머니의 힘>과 동일한 내용을 가지고 있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노 대감이 기생 출신 며느리는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핏줄인 손주만 데리고 갔다가 결국 모자간의 천륜을 끊을 수 없음을 깨닫고 며느리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내용이 그렇다. 두 작품 모두 구시대적 법도와 가치관을 완고하게 지켜나가는 노인으로 인하여 벌어지는 가정비극을 다루고 있으며 결국 노인이 뜻을 굽히고 새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임으로써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김춘광은 여기에 독립운동, 건국의 사명 등 해방 직후의 시의적 문제를 가미하여 단순한 의리인정 비극에 변화를 주려하지만, 중심 이야기와 짜임새 있게 어우러지지도 않고 그저 인물의 말을 통해 주제의식이 강조될 뿐이어서 오히려 구성의 완성도는 이서구의 작품보다 떨어진다. 또 이러한 설정은 작가의 역사의식이나 민족의식을 보여준다기보다는 ‘해방’, ‘건국’, ‘새 시대에 대한 희망’ 등의 대중적 소망을 감상적, 속물적으로 담아낸 해방기 신파극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해제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