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희곡Ⅱ

[근대희곡]新아리랑

작가명
김춘광 / 대한민국
작품보기
PDF 뷰어

줄거리

아리랑 마을에 사는 최영진은 지식인 청년이며 애국자인데 일제의 횡포로 인한 울분으로 그만 미쳐버린다. 그의 부친과 동생 영희는 그런 영진을 돌보는 한편, 마을 지주인 천상민과 그의 집 마름 오기호의 패악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영희는 오빠 영진의 친구인 현구와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상민과 기호는 틈만 있으면 영희를 탐한다. 그러던 중 영희를 겁탈하려는 기호를 영진이 칼로 찌르고, 이것이 빌미가 되어 영진네 식구는 지주 천상민의 명으로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들의 횡포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영진은 상민과 기호를 낫으로 찌르고, 그 순간 영진은 광증에서 벗어나 제 정신을 찾는다. 영진을 체포하려고 들이닥친 일경과 거의 동시에 해방의 기쁜 소식이 전해지고, 모든 이들은 아리랑을 즐겁게 노래한다. [기술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작품해설

이 작품은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1926년 10월 1일 단성사 개봉)을 각색한 것이다. ‘新 아리랑’이라고 하였지만 줄거리는 거의 동일하며, 영진이 일본순경에게 끌려가면서 아리랑이 흐르는 원작의 비극적 마지막 장면이 해방의 소식과 함께 즐겁게 아리랑을 부르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젊은 청춘의 사랑을 한 축으로 하고 민족적 울분과 해방의 기쁨을 한 축으로 한다. 원작에서 어딘가 애상적이었을 젊은이들의 사랑은 해방된 조국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암시하는 장치로 읽힌다. 작품에는 시종 다양한 등장인물들에 의해 민요 ‘아리랑’이 불리는데, 특히 광인이 된 영진의 입에서 이 노래가 주로 불린다. 아리랑은 작중 인물들의 고단한 삶과 한을 대변하는 것이자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다. 선인과 악인의 대립, 청춘 남녀의 사랑에 드리워진 장애 등은 대중극의 전형성을 보여준다. 2막의 영진의 꿈 장면, 즉 아라비아 사막에서 악마와 같은 아라비아 상인이 청춘남녀를 박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신이 강림하여 미래의 평화를 약속하는 장면은 나운규의 원작 영화에서는 뛰어난 환상장면의 처리로 찬사를 받았던 부분이다. [해제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