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희곡Ⅱ

[근대희곡]임 오시는 길

작가명
조건 / 대한민국
작품구성
4막 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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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기생인 송죽은 부호 김치원의 아들 인배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된다. 인배의 본가에서 허락을 받지는 못했지만 둘은 결혼하여 꿈같이 행복한 생활을 해나간다. 인배의 작은아버지 치봉은 인배를 해하고 그 죄를 송죽에게 뒤집어씌운 후 자신의 아들 명배를 형의 양자로 들여 재산을 가로채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회사에서 인배가 돌아와 자신이 홍콩으로 출장 가게 되었음을 알리며 친구 정창호에게 송죽을 부탁한다. 송죽은 뱃속에 삼 개월 된 아기가 있음을 알린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출장 중 배가 난파하여 실종된 인배를 기다리며 송죽은 유복자 수길을 낳아 삯바느질을 하여 기른다. 가난과 기생의 자식이라는 놀림으로 어린 수길이 서러워하는 것을 알고 송죽은 수길을 시아버지 치원에게 보내기로 결심한다. 수길은 엄마 없이 혼자 할아버지에게 갈 수 없다며 울지만 결국 보내진다. 치원의 집에 동생 치봉이 찾아와 수길은 기생의 자식이니 내치고 명배를 양자로 들이라고 조른다. 송죽이 몰래 수길을 만나러 왔다가 치봉에게 들킨다. 소동이 벌어져 치원도 알게 되자 수길은 어머니를 집에 들어오게 해 달라며 치원에게 간청한다. 치원은 가문의 명예보다 인정이 먼저라며 송죽을 인정한다. 그러자 치봉은 건달을 매수하여 송죽이 제 처이며 수길은 제 자식이라 말하도록 시킨다. 이를 인배의 친구 정창호가 등장하여 해결하고, 이어 10년 전 실종된 인배도 돌아온다. 흩어졌던 가족이 모두 만나고 깊은 우정을 지킨 친구들도 해후한다. [기술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작품해설

기생 출신이지만 조신한 여주인공이 남편이 죽은 후 홀로 유복자를 키우며 고생하지만 결국 시댁의 인정도 받고 보상도 받는다는 이야기는 1930년대 대표적인 신파극 이서구의 <어머니의 힘>을 연상시킨다. 특히 어린 아들 수길의 장래를 위하여 아이를 시댁에 보내기로 결심하고 아들을 설득하는 장면, 몰래 아들을 만나러 왔다가 시댁 어른에게 들키고 어린 아들이 어머니를 받아달라며 할아버지에게 애원하는 장면은, <어머니의 힘>이 대중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대표적인 최루성 장면으로 이 작품에도 모두 그대로 들어있다. 또 친척이 재산에 욕심을 내어 음모를 벌이고 노대감의 친손주를 음해하는 에피소드 역시 <어머니의 힘>가 동일하다. 따라서 이 작품은 이서구의 아류작이라 할 것이다. <임 오시는 길>은 청춘극장의 전속작가로서 조건이 막 활약하기 시작한 시기에 쓰인 초기 작품인데, 이 작품이 상연되기 수개월 전인 그해 봄 김춘광 역시 동일하게 이서구의 <어머니의 힘> 플롯을 차용한 <임그려>를 발표한 바 있다. 신파극의 경우 인기를 얻은 기성 작품을 모방하거나 자기 복제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청춘극장의 대표작가들 역시 그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제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