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희곡Ⅱ

[근대희곡]殺人魔(살인마)

작가명
조건 / 대한민국
작품구성
4막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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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강원도에서 광산을 운영하는 이영식은 최근에 장가를 들어 서울에서 신혼을 보내던 중 어린 아들 재명이 있는 광산 별택으로 아내 옥경, 여동생 영애와 함께 내려온다. 광산에는 얼마 전부터 광물을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일이 벌어져 사건을 조사하러 오형사가 내려와 있다. 오형사는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 중 특히 신입사원 김철을 의심한다. 영애는 김철을 보고 마음이 끌린다. 이영식 사장이 광산을 둘러보던 중 다이나마이트가 오발하는 사고가 터지고 오형사는 이를 살인미수로 의심한다. 남편에게 살뜰하고 어린 재명에게 친절한 척하지만 사실 영식의 후처 옥경은 광산 총무과장인 박과 짜고 그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것이다. 광산의 광물을 빼돌린 것도 이들이다. 이들은 사고로 위장한 살인계획이 틀어지자 영식을 목 졸라 죽이고 야산에 묻는다. 그리고 몸조리를 위해 잠시 떠난다는 거짓 편지를 만들어 놓는다. 영식이 사고 후 정양을 위해 떠난 줄 알고 있던 서울의 부모에게 강원도에서 하녀 탄실과 최 씨 등이 찾아와 밤마다 영식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식을 전한다. 한편 서울의 조부모 댁에서 지내는 재명 앞에도 죽은 어머니의 유령이 나타나 세상은 위험하니 자신에게 오라고 유혹하고, 급기야 독이든 물을 마시게 한다. 탄실이 이를 막아 재명의 목숨은 구했으나 영애가 조카의 독살 혐의로 의심을 받게 된다. 김철의 노력으로 영애의 의심도 풀고 진범인 옥경과 박씨 등의 일당도 잡게 된다. 죽은 사장의 유령은 김철이, 죽은 재명의 어머니 유령은 옥경 일당이 꾸민 일임도 밝혀진다. 또 김철이 사실은 사건 해결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들어온 형사과장이며, 탄실도 김철의 동생임이 밝혀진다. 악인은 모두 소탕되고 김철과 영애는 사랑을 이룬다. [기술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작품해설

흥행극 중에는 탐정극, 특히 괴기한 탐정극이 크게 유행했는데, 이 작품도 그러한 장르에 속한다. 살인 사건을 둘러싼 탐정극에 사랑의 오해와 소동을 엮은 것이 특징이다. 탐정극이라고는 하지만 추리를 바탕으로 사건을 전개해 가는 탄탄한 구성을 지닌 것은 아니다. 긴장을 만드는 것은 2막 이후에 출몰하는 유령들이며, 이것이 공포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것은 3막에서 뇌성번개가 치는 중 옥경 일당이 자신들이 영식을 죽여 암매장한 곳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영식의 유령을 만나는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그러나 복잡하게 얽어놓은 사건들에 비하여 이것의 해결도 4막에서 다소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데, 김철이 범인을 폭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해제 : 이진아(연극평론가, 숙명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