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매화도에서 살던 월이는 벼랑에서 뛰어내리려는 한 남자를 구하고 그 남자를 정성껏 간호하다가 사랑에 빠진다. 이 남자는 어려서 양친을 잃고 고학으로 대학을 다닌 서울 사람으로, 우연한 기회에 시력을 잃고 실의에 빠져 자살을 기도한 청년이었다. 청년 인수는 섬 처녀 월이와 사랑에 빠지면서 심리적 안정을 얻고 월이는 청년을 위해 죽은 모친이 남겨 준 유산을 아낌없이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월이를 돌보며 살아가던 할아버지 김첨지는 이러한 월이의 선택을 만류하지만, 월이는 실의에 빠진 연인의 갱생을 위해 그 돈을 선사하기로 한다.
1막(혹은 1경)에서 인수는 월이의 돈을 받아 눈을 고치기로 하고 서울로 떠났고 2막(2경)에서 월이와 김첨지는 떠난 인수의 소식을 기다리며 초조해 하고 있다. 김첨지가 빌려 쓴 빚으로 인해 마을의 구장은 월이를 첩으로 삼으려고 하고, 이에 억지로 대항하는 김첨지와 월이는 곤경에 처하기 일쑤이다. 더구나 서울로 떠난 인수는 소식이 없어, 김첨지는 자신의 예감대로 인수가 배신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3막은 인수를 찾아 서울로 상경한 월이의 행적을 그리고 있다. 월이는 ‘화려한 양옥집’으로 설정된 인수에 집에 도착하여 하녀(식모)로 함께 살게 되고, 인수에게 약혼자 격인 영희가 생겼다는 사실을 목격한다. 인수는 월이의 도움으로 눈을 뜰 수 있었으나, 월이가 마을 사람과 혼인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낙담한 상태이다. 이러한 인수에게 영희는 다가가 그가 살아갈 수 있는 위안을 주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었다. 월이는 구장이 편지를 가로 채서 두 사람의 소식 왕래를 가로 막았고, 그 과정에서 구장의 간계로 인해 인수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오히려 자신을 희생하여 인수의 행복을 빌겠다고 작정하고 만다. 하지만 월이를 찾아 올라온 김첨지에 의해 사실이 드러나고, 자살을 결심하고 약을 먹은 월이의 정체를 알게 된 인수는 그녀를 돌보기로 맹세한다. [기술 : 김남석(연극평론가, 부경대교수)]
작품해설
<섬색시>의 공연 양상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1946년 6~7월 백조가극단에 의한 공연(동양극장에서 초연), 1946년 11월 극단 황금좌에 의한 공연(4막 5장), 그리고 1953년 반도가극단에 의한 계림극장 공연(9경)이 그것이다. 서로 상이한 양상을 보이는 대목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촌과 가정의 비극을 다른 가극이라는 폭넓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공연 시기와 창작 주체에 따라 다소 상이한 내용을 첨부하기도 하고 전체 구성이 일부 달라지기도 한다. [해제 : 김남석(연극평론가, 부경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