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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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4중주를 위한 “갈망”

작곡가
류경선
작품연도
2005년
카테고리
양악 - 기악 - 실내악 - 4중주

작품해설

[Program Note]

 오르고 싶은 바램이 있다. 더 높이 오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더욱 더 높이 오르지 못하면 터져버릴 것 같은 간절한 욕구가 있다. 갑갑함을 깨치기 위해 기를 쓰고 오른다. 다 오르고 나면… 오른 그 자리는 바닥이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또 오른다. 오르고 오르고, 또 오르지만, 오르기 전에 고개를 젖히고 우러러 보았던 고지는 안간힘을 다해 오르기만 하면 그 순간 올라왔던 아래의 흔적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아볼 수가 없고 다시 그 자리가 밑바닥이 되어 버린다. 많이, 아주 많이 지치면 조금 쉬어보기도 한다. 쉬다보면 내가 있는 자리가 아주 바닥은 아닌 것 같다. 여유로와진 마음에 조금만 더 손을 뻗치면 닿을 것도 같다. 다시 오른다. 힘겨움을 참고 또 오른다. 오르고 올라 결국 그토록 갈망했던 곳에 다 이르지만 힘들게 오른 고지를 느껴보기도 전에 다시 뚝 떨어지고야 만다. 무욕과 허무주의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둔다. 결국 그토록 원했던 갈망은 끝이 없는 욕심으로 인해 완벽히 채워지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토록 해도해도 끝이 없는 갈망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내게… 음악이 이런 존재임을 감히 이야기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작품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아이디어가 이런 상행과 하행의 수직적 나선에 기초하고 있다. 형식도 A-B-A’-C-A”의 론도에 기초하고 있고, 피아노의 주된 음형도 넓은 음역의 상하행 아르페지오로 구성되어 있다. 음 C로부터 시작하여 상행했다가 음 C#으로 내려오고, 다시 또 상행과 하행을 반복하고, 이렇게 모든 12반음을 중심음으로 거쳐 작품 끝까지 계속 반음식 상행을 하게 된다. 작품 맨 끝에 결국 12반음에 올라 단 한 번 현악기들이 모두 함께 연주한 음 C는 결국 많이 올라가봤자 첫 출발음인 C와 음역만 다를 뿐이고 그나마 이것도 다시 곧장 C#으로 떨어져 끝나지만 이것 역시 새로운 상행을 암시한다.
 한 옥타브를 균일하게 나누는 음정의 종류로는 4가지가 있다. 바로 단2도와 장2도, 단3도, 그리고 감5도이다. 이 모든 음정 관계를 작품 전반에 걸쳐 주요하게 구조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우선 음 C로부터 출발하여 12반음을 고루 거쳐 점차 상행하는 중심음들의 나열이 단2도를 이루고 곡 중간에 부분적으로 온음ㅁ음계에 기초한 화성진행이 있으며, 현악기들을 위주로 하여 진행되는 에피소드 B와 C는 각기 음 C로부터 단3도 위와 아래인 음 E♭과 A 위에서 연주되고, 또 이 음들 E♭과 A 사이의 음정은 감5도가 된다. 이 두 개의 에피소드는 빠른 템포의 반복되는 리프레인 A와 달리 느린 템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에피소드 B는 화성적 짜임새를, 에피소드 C는 대위적 짜임새를 특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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